한 끼씩만

한 끼만 먹고 살어

습관처럼 둘러보는 시장에서

제철 가릴 것없이 언제나 쌓여있는 것 같은 빛깔 좋은 상추를 천원 어치 사다가

엊그제 집에서 한 보따리로 챙겨온

반찬들을 밥 한수저에 한 조각씩 모두 올려놓고

꼭꼭 씹어 먹고 있었어

한 끼씩만 그렇게..

먹고 살아있다가


얼마전 이미 애엄마가 되어버린 후배녀석-한때 사귈뻔도 했었지-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다가

그녀석이 뿜어내는 한숨과 아줌마가 되버린 자신에 대한 절망을 내내 듣고만 있다가

그런 생각이 들었어..


한 끼도 내겐 벅차

이 더부룩하고 거북한 위장을 빈공간으로 만들어낼수 있게

차라리 게워내었으면 하고 말이야








by 松泉 | 2005/09/27 21:29 | 트랙백 | 덧글(0)

떨어지고 있어..

모든 것이 떨어지고 있어

옛날보다 아껴 눌러써온 은나노치약과

삼푸는 이미 떨어져서 약간의 물을 부어서 쓰고 있지

비누도 그렇군, 지금 쓰는 것밖에 남지 않았으니 말이야

휴지도 쓰지않은 건 하나 밖에 남지 않은듯 해

냉장고에 항상 채워둔, 내가 좋아하는 오뚜기표 우동국수도 반도 남지 않았군. 더불어 같이 비벼먹는 오뚜기 삼분짜장

도 이제 한개뿐인걸

작년 이맘때쯤 롯데마트세일에서 사다놓은 커다란 퐁퐁도 뽕뽕거리는 소음과 함께 말라가고 있나봐

김치도 떨어졌군

쉬어터진 김장김치가 몇포기쯤 남아 있을까

물대신 끓여먹던 녹차도 이미 떨어져버렸군



떨어져 가는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

아니 떨어져가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









by 松泉 | 2005/08/17 22:03 | 트랙백 | 덧글(0)

오늘은 로또를 사볼까 해

로또를 사볼까 해

그렇게라도 외출을 해야겠어
가까운 시내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을 잠시 구경이라도 할 수 있겠지

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는 건 사양하겠어
내가 관객이고 싶거든

돌아오는 길엔 시장을 들려야겠어
시장 가운데 지짐을 파는 아낙네가 있어
가끔 이천원짜리 두툼한 지짐을 사곤 하지
어떤 날 조금 늦은 시간-아마 열시정도 일꺼야- 고소한 냄새가 그리워 찾아갔더니 다 팔리고 없더군
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는건지 모르겠어

안타까운 건 비오는 날이면 지짐생각이 더욱 간절할 때가 있는데
비오는 날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거야..

그래서 요근래는 통 그 아낙네를 보지 못했어..괜한 걱정을 하곤 하지
비오늘 날을 계속 공치면 벌이가 신통찮을텐데 하고 말이야
오늘은 꼭 볼 수 있기를 바래

소주도 한병 사야겠어
아니 병은 귀찮아..병을 처리하기도 힘들어..가까운 곳에 슈퍼도 없거든
페트병으로 파는 과일주를 사야겠어
그걸 사면 한달은 못가도 꽤 오래 먹을 수 있을꺼야
가끔 과하지 않게 한두잔 먹는거니까

이제 샤워를 해야겠어
때묻은 내 마음에도 샤워를..









by 松泉 | 2005/08/13 18:10 | 트랙백 | 덧글(0)

슬플땐..

슬플 땐..
영화를 보는거야
어썰트 13 정도의 영화가 좋을듯 해
깊게 생각치않아도 되는 스토리와 대충 갈겨대도 죽어나가는 총격씬을 보는 거야

비도 이제 그쳤어
이름모를 풀벌레는 지치지도 않나봐
비가 와도, 비가 오지않아도 낮에도, 밤에도 울어대기만 해
아니 한놈이 아닌거야
어쩔땐 조금 멀리서 울어대는 놈이 있고
또 조용하다 싶으면
창문 가까이서 울어대는 놈들도 있지
벌레가 우는 건 제짝을 찾기 때문이라지

사람들은 어떻게 제짝을 찾을까
차라리 벌레처럼 울어 볼수 있다면


by 松泉 | 2005/08/12 17:38 | 트랙백 | 덧글(1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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